나는 VS Code를 사랑하지만, 주력 도구로는 쓰지 않는다
VS Code는 훌륭한 에디터다.
가볍고, 빠르고, 확장성도 좋다.
사실 나도 프론트엔드나 간단한 스크립트 작업엔 항상 VS Code를 연다.
그런데 이상하게,
진짜로 ‘깊게 일하는 순간’엔 나는 다른 도구를 쓴다.
그 이유는 단순히 기능이 아니라, 작업의 리듬 때문이다.
1. ‘빠름’보다 ‘몰입감’이 중요하다
VS Code는 확장 기능이 많아서 처음엔 재미있다.
하지만 조금만 세팅이 꼬이면
IDE보다 더 복잡한 환경이 되어버린다.
예를 들어 플러그인 충돌, JSON 기반 설정 파일,
테마나 글꼴 적용 시 버전 차이 같은 문제들.
나는 코드를 짤 때,
“도구를 만지는 시간”이 아니라 “코드를 생각하는 시간”이 더 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적화된 환경에서 불필요한 선택지를 줄이는 게 내 스타일이다.
2. ‘모든 걸 다 하는 도구’는 없다
사람들이 VS Code를 “올인원 IDE”처럼 쓰려 하지만,
결국 전부를 완벽히 커버하긴 어렵다.
예를 들어 자바 개발이라면
IntelliJ의 빌드 툴, 디버거, 리팩터링 도구가 훨씬 강력하다.
SQL 쿼리나 배치 로그는 SecureCRT, DBeaver에서 훨씬 직관적이다.
그러니까 나는 각 목적에 맞는 도구 하나씩만 쓴다.
- Java: IntelliJ
- DB: DBeaver
- 서버: SecureCRT
- 문서/기록: Obsidian
결국 생산성은 “한 도구로 다 하는 것”이 아니라
“각 도구가 가장 잘하는 일을 맡기는 것”에서 나온다.
3. 도구는 ‘손의 감각’을 따라야 한다
내가 쓰는 개발 환경은 손의 움직임으로 결정된다.
마우스를 얼마나 쓰는지, 단축키를 어떻게 누르는지,
눈이 어디에 머무는지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VS Code는 UI가 유연하지만,
IDE처럼 ‘손이 기억하는 패턴’이 덜하다.
내 손은 이미 IntelliJ의 Ctrl+Shift+R, Ctrl+Alt+L
이런 단축키 조합에 익숙하다.
도구를 바꾸는 건 근육 기억을 새로 학습하는 일과 같다.
4. “좋은 도구”보다 “내 도구”가 중요하다
결국 생산성은 도구의 완성도보다, 나와의 궁합에 달려 있다.
내가 VS Code를 주력으로 쓰지 않는 이유는
그게 나쁜 에디터라서가 아니라,
지금의 내 리듬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 블로그를 쓰다 보면,
항상 “무엇이 최고인가”를 묻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질문은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일할 때 가장 흐름이 좋은가?”
이 질문이다.
5. 나에게 맞는 개발 환경의 기준
나는 다음 세 가지 기준으로 내 도구를 선택한다.
1️⃣ 속도 – 단축키로 손이 멈추지 않을 것
2️⃣ 안정성 – 업데이트 후에도 세팅이 깨지지 않을 것
3️⃣ 감각 – 도구를 쓸 때 ‘일하고 있다’는 느낌이 날 것
VS Code는 언젠가 다시 메인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편한 도구”가 아니라 “가장 집중되는 도구”**를 쓰는 게 맞다.
마치며
개발자는 도구에 의해 일하고,
도구는 습관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사람은 다크모드의 폰트 굵기 하나에도 집중이 달라진다.
그게 개발자의 리듬이고, 각자의 감각이다.
나에게 IntelliJ는 아직 가장 편안한 공간이고,
VS Code는 좋은 보조 툴이다.
그리고 이건 정답이 아니라,
내가 일하는 방식의 한 조각일 뿐이다.